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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심거리

[네이버뉴스] 아이폰, 넌 곧 컴퓨터가 될 거야

내년 2월쯤에는 애플의 아이폰을 "모바일 컴퓨터"라고 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지난 6월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여러 비판에 직면했는데, 비판의 대상이 된 가장 주된 이유는 (AT&T 이슈, 파격적인 가격 인하는 제쳐두고) 바로 초기 아이폰 출시 단계에서 타 개발자들의 참여를 원천 봉쇄했기 때문이다.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위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들을 개발할 수 있다는 말로 개발자들을 달래보려 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발언은 마치 청소년들에게 "차를 사는 건 허락할 수 없어. 근데 이 오토바이 참 근사하지 않니?"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작년 시리즈 A 펀딩을 통한 1,000만달러 투자 유치 성과 등 애플의 승승장구는 잡스 한 사람의 손에서 일구어진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이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아이디어들을 동원해 신선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장려하지 않았다면 PC 또는 애플 맥이 지금만큼 우리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제품으로 거듭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은 결코 한 개별 회사 혼자서 만들어 낼 수 없는 수준이다.

결국 이러한 절대적인 사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잡스는 17일 타 애플리케이션 회사를 통해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을 공급받는 계획을 공개했다.

내년 2월부터 아이폰 개발자들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방법과 툴을 제공할 소프트웨어 개발 킷(SDK)을 손에 넣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앞으로는 "제일브레이크(jailbreak)" 프로그램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 아이폰 사용자들은 합법적인 선에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널리 예상되어 왔지만, 그 발표 타이밍은 상당히 의외였다는 의견들이 많다. 몇몇은 SDK가 이번 달 초에 공개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 이외의 전문가들은 애플이 내년 6월 개최될 월드와이드 개발자 컨퍼런스 전까지는 이 정도의 개방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SDK를 공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이유는, 아이폰의 성장 흐름을 꺾을 수 있는 바이러스나 악성코드들의 공격을 막으면서 최대한 써드파티 개발자들에게는 더 많은 부분을 개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다고 애플은 밝혔다.

아이폰은 맥 OS X에서 파생되어 나온 OS X를 사용하는데, OS X는 폰 사용에 있어서 필요 없는 여러 기능을 제거하여 규모를 축소, 전력 소모량도 덩달아 축소시킨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OS X에 대한 보안 안정성 문제는 충분히 증명된 바 있지만, 애플은 모바일 운영 체제로서의 전환을 시도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보안상의 구멍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작업을 끝내기 전까지는 그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애플의 걱정은 내년 2월쯤이나 되어서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OS X 2.0을 출시하거나 레오파드 사의 기술을 빌려 아이폰의 안정성을 더욱 증가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잡스는 개발자들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노키아의 사례처럼 디지털 서명 관련 기능을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될 수 있다고 얼마 전 밝힌 바 있다.

우선 개발자들이 이러한 조치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먼저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몇몇 개발자들은 폐쇄적이었던 아이폰과 개발자 서명이 들어간 애플리케이션의 도입 사이에 합의점을 찾은 것에 대해 상당히 기뻐하는 분위기. 그러나 이러한 애플의 적절한 조치 이전에 마음 급하게 움직인 개발자들도 꽤 있었다.

아이폰 데이 직후, 해커들은 아이폰에 대한 "제일브레이킹(jailbreaking)" 작업에 착수,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삽입할 수 있도록 아이폰 잠금을 풀어버렸다. 덕분에 수십 개의 새로운 기능들이 하룻밤 사이에 증가하기도 했다.

애플도 이제는 시계와 달력 버튼 밑의 빈 공간을 애플리케이션들로 채울 마음의 준비가 된 듯하다. (제공: Corinne Schulze/CNET Networks)
그러나 이들 기능의 문제는 애플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지 않고 적용된 것들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무단으로 기기에 삽입하는 것은 애플의 규정을 침해하는 행위로 명시되어 있다. 애플은 불법 애플리케이션들의 무분별한 범람에 맞서 그 유명한 1.1.1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허용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들의 사용을 막았다.

업데이트 이후 애플에 대한 비난이 인터넷에 쏟아졌고, 사람들은 애플과 잡스를 개인의 컴퓨터 사용을 통제하는 독재자인양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격렬한 저항 이후 애플 측이 SDK를 들고 나오자 마켈로프는 "(항의할 것이 없어진 지금) 사람들은 또 무엇에 대해서 항의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들의 격렬한 항의를 풍자하기도 했다.

SDK의 도입은 분명히 아이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 인 모션과 모토롤라는 아이폰에 각각 "블랙베리"와 "굿 모바일 메시징" 소프트웨어를 적용시킬 수 있게 되었다.

브라우저 개발자들 또한 자바 또는 플래시 기반의 아이폰용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되어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자신의 집 또는 지하실에서 주말에만 취미삼아 일하는 몇몇 개인 개발자들 또한 아이폰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멋진 기능들을 들고 나와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SDK는 잠금 해제 권한만큼은 지원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문제에 대해 애플 관계자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는 못한 상태.

그러나 아직까지 AT&T가 잠금 기능을 포기, 독점적인 위치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애플은 현재 AT&T와의 독점 계약 기간을 2~5년 사이로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련 기자들이 일제히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잠금 기능을 해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다수. 물론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이러한 조치는 상당히 비효율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언젠가 먼 미래에 지금 이 순간을 회상할 때쯤, 우리는 이러한 통신 수단의 독점 및 통제 현상에 대해 부질없는 짓이었다고 비판할 것이다.

지금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케이블 또는 DSL 제공 업체가 특정 PC의 구매를 좌지우지하는 바람에, 정작 해당 제공 업체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 해당 PC를 사용할 땐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겠는가?

이와 같은 현상은 시스템과 혁신 기조를 동시에 유지하면서 변화를 모색할 때 발생하는 전통적인 딜레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 운영업체들은 혁신적인 발상들에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듯하다.

애플이 타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을 출시하기 전까지 잠금 기능 없는 아이폰에 대한 수요는 계속 존재할 것이고, 이에 따라 해커들의 활약도 SDK의 도입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될 전망이다.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애플이 뒤늦게 인식한 것처럼, 언젠가 애플은 AT&T, O2, 오렌지 및 기타 아이폰 파트너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닌 다른 서비스들을 제공 받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포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할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그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아이폰과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과의 관계를 다시 정리하자면, 결국 한 가지 사실에 도달하게 된다.

사회적인 동물로서의 인간의 생각 범위는 생각보다 그리 넓지 않다. 사람들은 일차적으로 아이폰을 사용하길 원하지만, 더 나아가 아이폰을 통해 그들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모두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러한 그들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이미 허용된 서비스들 중에서 흥미를 느낄만한 기능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기쁨만을 제공할 뿐 결국엔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여러분들이 나 또한 불만 많은 3억8,000만명의 투덜이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히 기억하라. 기술이 발전, 성숙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이 시기는 어떻게 보면 예전 1980년대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다만 이제는 새로운 기술로 말미암아 컴퓨터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게 된 것뿐이다. 이제는 몇몇 마니아들이나 생산성 향상에 혈안이 되어 있는 관리자들뿐만이 아닌 일반 사람들도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이나 컴퓨터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리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물론 아이폰이라는 개별 제품이 우리를 그 정도 수준까지 데려다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아이폰은 현재 출시되어 있는 어떤 제품들보다 궁극적인 목표에 대한 논쟁 그리고 발전의 동력을 유발해 온 것만은 사실이다. 내년에 아이폰은 더욱 흥미로워질 예정이다. 특히 만약 애플이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굵직한 3G 파이프를 삽입하기로 결정한다면 더더욱 말이다. @


Tom Krazit ( CNET 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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