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자신의 아이폰 단말기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국내 아이폰 개통 1호 사용자시죠? 아이폰을 직접 써보니까, 어떻든가요?"
"그걸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죠? 직접 써보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가 없어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이성진(33)씨의 목소리는 확신에 찼다. 28일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과 이에 경쟁하게 될 다른 스마트폰에 대한 비교 기사를 준비하던 기자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아이폰에 대한 사용 소감을 짧게 물어볼 요량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힌 것이다. 결국 지난 26일 오전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아니, '아이폰'을 만났다.
외산폰의 무덤?... "하이 스펙에 길들여진 사람들"
옴니아1, 블랙베리, 햅틱아몰레드, 터치다이아몬드……. 테이블 위는 순식간에 이씨가 가방에서 꺼내놓은 휴대폰들로 가득 채워졌다. 마지막으로 호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놓은 그는 "제가 전부 써본 결과 정답은 아이폰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것을 먼저 해보고 취재를 해야지, 말로만 만날 설명해봐야 소용이 없다"며 숨 돌릴 틈도 없이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들의 비교 실험에 착수했다. 우선 아이폰에서 옴니아로, 옴니아에서 다시 아이폰으로 문자를 보내더니, 사진을 첨부하고, 동영상을 구현하고, 지도를 띄워서 현 위치를 확인하고, 인터넷을 연결하고……. 약 1시간에 걸쳐 그의 비교 실험은 계속됐다.
비교 실험이 거의 끝나갈 즈음, 그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여태 언론들이 아이폰은 MMS(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도 안 되는 것처럼 보도해, 제가 엄청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이성진씨는 특히 "이번 아이폰 출시로 통신시장 판도가 변할 것"이라며 "옴니아가 처음 출시될 때 '전지전능하다'고 광고를 했지만 아이폰과 비교해보면 실질적으로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과 기존 스마트폰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사용자의 편의성"을 들었다. "국내 폰 제조사는 하드웨어 스펙만을 강조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다"는 것이다.
그는 "사용자가 사용하기에 정말 편한 폰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며 "(국내 폰 제조사가 채택하고 있는) 윈도 모바일 기반에서는 1억 원짜리 PDA폰을 만들어도 아이폰의 기능을 구현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이 스펙'에 길들여져 있다"며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옴니아2와 자꾸 비교하는 것도 '스펙 우선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무조건 아이폰을 사라는 게 아니다. 문제는 아이폰을 써보지 않고, 아이폰에 대해서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폰이 나쁘다'라고 얘기하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써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잘못된 기사와 사용기가 올라오고, 잘못된 정보가 입소문으로 퍼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폰의 성공 가능성과 관련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릴 것"이라며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낮은 상황에서 옴니아를 이기고 외산폰인 아이폰 한 모델이 제일 많이 팔렸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KT를 통해 28일부터 보급되는 아이폰은 지난 26일 현재 접수된 예약 건수가 5만3000대에 이르고 있다. 반면 경쟁 모델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옴니아2는 현재까지 1만8000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T옴니아2의 판매가격을 크게 낮추며 대응에 나섰다.
아이폰은 전 세계에서 3300만대 이상 팔려나간 메가히트 상품이다. 아이폰은 고장이 나면 1년간은 무상 교환이 되지만 1년이 지나면 구입가격의 50%를 지불하고 새 제품으로 교환받아야 하는 등 독특한 애프터서비스 정책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다양한 콘텐츠 온라인장터인 '앱 스토어'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철강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이성진씨는 지난 9월 25일 아이폰이 아직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파인증서를 발급받아 국내 첫 아이폰 사용자가 됐다. 개인이 전파인증을 받기란 절차나 비용 면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전파연구소에 테스트와 인증 비용 등을 위해 약 40만 원의 돈을 지불해야 하고, 서류를 직접 챙겨야 하는 등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앞서 이씨는 지난 7월 말 115만 원을 들여 호주에서 아이폰 3GS(16GB)를 구입했다.
이씨는 오래 전부터 애플 맥 컴퓨터를 사용하고, 해외 출장 시에도 아이폰도 1세대(아이폰)와 2세대(아이폰 3G) 등을 사용하는 등 애플 마니아다. 이씨는 요즘도 블로그와 트위터 등을 통해 아이폰 사용 후기를 올리고 있다. 다음은 이성진씨와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모두가 아이폰 쓸 수 있는 시대... 다 같이 축하할 일"
- 애플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관심이 높다. 국내 정식 도입 이전, 개인인증을 통한 첫 아이폰 개통자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이번 아이폰 출시로 통신시장 판도가 변할 것이다. 이제 국내 폰 제조업체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아이폰의 대항마를 내놓을 생각만 하지 말고, 아이폰을 넘어설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아이폰 새 모델이 나와 또 뒤집어진다. 한국 스마트폰이 전 세계적으로 최고라는 말을 듣고 싶다. 하여튼 모두들 아이폰을 쓸 수 있는 시대가 왔으니까, 다 같이 축하할 일이다."
- 그동안 사용해 본 아이폰은 어땠나?
"지금까지 써본 스마트폰과 달라도 너무 다르더라. 국내 폰 제조사는 진짜 나쁜 사람들이다. 하드웨어 스펙만을 강조하면서 '더 빠르고, 더 화려하고, 화면이 더 깨끗하니까, 좋은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다. 속도가 빠르면 뭐하나. 그것은 계산 속도가 빠를 뿐이지, 우리에게 보여주는 속도가 빠른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폰을 터치했을 때 내가 원하는 상황으로 바로 이동을 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PDA(개인 정보단말기)가 움직여줘야 한다.
사람들이 뻔히 아는 사실을 가지고 (국내 폰 제조사에서) 계속 호도하고 있다. 사용자가 사용하기에 정말 편한 폰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이지, 스펙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윈도 모바일 기반에서는 1억원짜리 PDA폰을 만들어도 아이폰의 기능을 구현하지 못한다. 옴니아가 처음 출시될 때 '전지전능하다'고 광고를 했지만 아이폰과 비교해보면 실질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 아이폰과 기존 스마트폰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차이가 난다는 것인가?
"옴니아2 샘플 받아서 써보고, 쇼옴니아도 써 봤다. 내용이나 UI 등이 많이 바뀌었더라. 옴니아2보다 쇼옴니아가 200배 좋지만 아이폰에 비하면 애플리케이션 등이 비교가 안 된다. 똑같은 게임을 해도 쇼옴니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과 아이폰에서 보여지는 게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디자인을 하고 개발을 했느냐는 것이다. 아이폰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으로 자리잡게 된 원인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사용자가 편하고, 앱 스토어와 유기적인 연결이 되고, 끊임없이 콘텐츠가 흐르고……. 국내 폰 제조업체는 대만 휴대폰 제조사인 HTC 하나 못 따라가는 수준이다. 그것을 직시해야 하는데, 아직도 삼성전자는 스펙만 부르짖고 있다. 유명 연예인 하나 (TV광고에) 등장시켜서 한 바퀴 돌리면서 이 폰이 좋다고 강조하지만, 진실은 다른 곳에 있다.
예를 들어, 예전 자동차나 지금 자동차나 운전하는 메커니즘은 똑같다. 그런데 날씨가 추우면 예전 자동차는 쵸크 밸브를 열고 워밍업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지금은 차 키 꽂고 시동 걸면 나간다. 그렇게 편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게 기본 원리다. 지금까지 해왔던 국내 스마트폰의 행태는, '이 차는 속도가 빠르고, 외장이 화려하고, 배터리를 언제든 교체할 수 있어서 장거리 운전도 가능하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일단 운전석에 앉으면 버튼이 많아서 시동 거는 게 복잡하고 운전하기도 불편하고 속도 내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럼 누가 그런 차를 몰겠는가."
- 본업이 정확하게 뭔가?
"두 가지다. 첫째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구축해서 돌리는 것, 둘째는 철강 영업도 한다. 철강업체에 다니는 사람이 아이폰 1호 개통자라고 하면 사람들이 다 궁금해하더라. 전에 있던 회사에서는 제가 직원들의 컴퓨터를 전부 맥으로 바꿨다. 그런 정도로 IT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생업도 해야 하니까……. ERP도 사실 IT와 접목이 되는 것이다. 철강업체에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IT와 관련된 일도 하고, IT쪽으로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위성통신 장비도 가지고 있다."
- 한국이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은 주로 '폰 설계와 문화의 차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노키아의 6350모델은 '길 찾기'폰이었다. 그런데 내비게이터 기능을 빼고 들여왔다. 이름은 네비게이터폰인데 그 기능이 안 된다면 의미가 없지 않겠나. 둘째,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이 스펙'에 길들여져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 들어온 터치다이아몬드나 블랙베리 등은 그 제조사의 최신 폰이 아니었다. 이미 터치다이아몬드2가 나왔는데, 국내에는 이제 터치다이아몬드1이 들어오는 식이었다. 상대적으로 같은 시기에 나온 옴니아는 훨씬 화면이 크고, 풀 터치이면서 빠르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
그러나 실행되는 프로그램은 터치다이아몬드가 옴니아보다 훨씬 더 많다. 왜냐면 터치다이아몬드는 표준 UI(user interface, 유저인터페이스)를 썼고 삼성전자는 표준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터치다이아몬드가 옴니아보다 훨씬 더 편하고 아름답다. 문제는 스펙이 딸리니까, 사람들이 외면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속도 빠르다는 이유로 옴니아를 산다. 그러니 외산폰이 줄줄이 망할 수밖에 없다. 지금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옴니아2와 자꾸 비교하는 것도 '스펙 우선주의'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세울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 하지만 스펙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아이폰의 사진은 300만 화소인데 반해) 옴니아2의 사진은 500만 화소다. 그러나 진정한 모바일의 의미가 뭔가? 그 안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사진을 예쁘게 꾸미고 이메일로 보낼 수 없다면 그것은 500만 화소의 카메라일 뿐이지, PDA는 아니다.
또 CPU(중앙처리장치)가 800㎒인 옴니아2가 624㎒인 아이폰보다 30%가량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10분 동안 폰으로 트윗(Tweet: 트위터에 오르는 포스팅)을 할 때 옴니아에서 날릴 수 있는 트윗의 개수와 아이폰에서 날릴 수 있는 개수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건 CPU의 차이가 아니다. 아이폰이 사용하기가 편하고, 입력하는 게 빠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간과한다.
그외 대부분의 기능은 옴니아나 아이폰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옴니아는 실내에서 GPS(위성항법장치) 정보를 못 잡는다. 반면 아이폰은 GPS 정보를 못 잡으면 기지국 정보를 잡고, 그것도 안 되면 Wifi(무선랜) 정보를 받아서 어떻게든 지도가 찍히게 만든다. 국내 폰 제조사들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 아몰레드라는 디스플레이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 아이폰의 경우 배터리가 일체형이어서 충전이 힘들지 않나?
"하지만 옴니아보다 아이폰을 더 오래 쓸 수 있다. 똑같은 사용 환경에서 5시간 동안 폰으로 인터넷을 할 경우, 옴니아가 더 빨리 꺼진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폰을 봐라. 전체 배터리 사용 시간이 95% 정도 남아있다. 이 정도면 통화대기 285시간, 3G통화는 4시간 45분 연속통화 가능, 인터넷은 3G망으로 4시간 45분 가능, WiFi로 하면 8시간 가능, 동영상 감상은 9시간 30분, MP3는 28시간 사용할 수 있다. 이게 적은 용량인가?
게다가 아이폰에는 사용자가 정말 하고 싶어 하는 기능이 들어있다. 문자 내용 중에 기록돼 있는 전화번호를 클릭하면 곧바로 전화가 걸린다. 또한 과거에 나눴던 문자 내용이 채팅하듯이 대화 형식으로 모두 저장이 된다. 폰에서 새롭게 변경된 내용은 모바일을 통해서 집에 있는 컴퓨터에 자동 저장된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은 그렇지 않고, 문자 메모리가 차면 뒤에서부터 지워진다."
"'애플빠'라고 해도 할 말 없지만... 정확한 사실 전달이 중요"
- 지도폰을 아이폰용으로 만드는 등 포털에서 아이폰을 주목한 이유는 뭘까?
"자기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아이폰에서는 확실하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배포 형식이다. 아이폰은 앱 스토어에서 내려 받아 깔면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된다. 그러나 기존 스마트폰은 처음에 깔기도 힘들지만, 깔아도 파일로 다시 전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부담스럽다. 그런 게 기존 스마트폰에 존재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활성화 되지 못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미 포털은 아이폰 기준으로 가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도 이미 이동을 했다. 국내 폰 제조업체가 아이폰을 못 들어오게 함으로써 국내 시장을 지키려고 했지만, 이제는 안 된다. 제 트위터 팔로어가 1500명이 넘는데, 그 사람들에게 트윗을 이용해 계속 이런 사실을 얘기해왔다. 현실을 매스컴이 자꾸 오도를 하는데, 정말 정신들 차려야 한다. 안 그러면 너무 늦어진다."
- 언론이 문제라는 것인가?
"사실에 대한 왜곡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배터리 교체 불가능은 사실인데, 그게 단점이 될 수 있다고만 생각하지, 그것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 있어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것을 다 오도한다. 특히 조중동 등 주요 신문들이 굉장히 부정적으로 쓴다. 아이폰은 무조건 까고(비판하고), 옴니아는 무조건 좋다고 하는데, 좋다는 것에 대한 팩트가 없다.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과 윈도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벌써 대세는 그렇게 가고 있다."
- 혹시 본인이 애플과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그런 것 없다. 애플의 관계자는 몇 명 알고 있지만, 저는 예전부터 애플을 사용했던 유저일 뿐이다. 솔직히 아이폰보다 옴니아가 더 좋고 더 편하다면 왜 애플을 쓰겠나. 무조건 좋아서 아이폰을 쓰는 게 아니다. 누리꾼들이 '애플빠'라고 해도 저는 할 말이 없다. 사실 애플 제품만 들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애플이 좋은 것은 인정하지만 인터넷뱅킹 등을 하려면 윈도 제품을 안 쓸 수 없다. 그러나 이미 많은 은행이나 증권사에서도 이제는 아이폰용 웹을 개발하고 있다."
- 아직 아이폰을 살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들이 결정할 때 참고해야 할 것이 있나?
"무조건 아이폰을 사라는 게 아니다. 블랙베리나 옴니아를 사고 싶으면 사라. 문제는 아이폰을 써보지 않고, 아이폰에 대해서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폰이 나쁘다고 얘기하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다. 나도 옴니아가 출시되던 날 현금 103만원을 주고 사서 써본 사람이다. 써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잘못된 기사와 사용기가 올라오고, 잘못된 정보가 입소문으로 퍼지는 것은 옳지 않다. 사람들에게 정확한 사실이 전해지는 게 중요하다.
아이폰도 분명히 단점이 있을 수 있다. 솔직히 배터리 교체를 못하는 것은 단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노트북 등 애플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이 배터리가 일체형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애플의 고집이다. 하지만 노트북 배터리를 교체할 때는 4시간밖에 못 쓰던 것이 일체형으로 바뀌면서 8~9시간 동안 쓴다. 아이폰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우리가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문제다. 둘째 아이폰은 세계에서 액세서리가 가장 많은 폰이다. 배터리팩 등 아이폰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액세서리가 너무 많다."
- 아이폰이 과연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KT는 보조금 때문에 일반 폰보다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저만 해도 스마트폰에서 문자를 잘 안 썼는데, 아이폰은 편해서 문자 사용량이 20배 증가했다. 데이터 사용량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이통사에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리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 적어도 10만대 이상은 팔려야 성공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폰 제조사가 이익을 낼 수 있는 판매대수가 10만대라고 한다. 아이폰은 4만대가 벌써 예약이 끝났고 오프라인에서도 대기 수요가 넘치고 있다. 그 이유가 뭐겠나. 제가 보기에 아이폰은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릴 것이다.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낮은 상황에서 옴니아를 이기고 외산폰인 아이폰 한 모델이 제일 많이 팔렸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사건이다. 100만대, 50만대 팔리는 것보다 더 의미가 있다. 국내 폰 제조사들은 그것이 두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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